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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까지 기장의 말을 건성으로만 듣고 있던 테오는 깜짝놀랐다. 분명히 기장은 자기의 이름을 불렀었다. 그런데 왜 자기가 '특별 손님'일까? "자 테오, 가봐!" 일라가 테오의 안전벨트를 풀어 주며 속삭였다. 당황한 테오는 시키는 대로 따랐다. 조종석 문 이 열리더니, 기장이 얼굴가득 웃음을 머금고 돌아다 보았다. "안녕 테오, 여기 앉아요." 개인회생마포 개인회생마포 개인회생마포 개인회생마포 기장이 영어로 말했다. 테오의 빈약한 영어 실력으로도 기장이 무슨 말을 하는지 정도는 얼마 든지 알아들을 수가 있었다. 테오는 기장의 뒤에 있는 좁은 좌석에 앉았다. 기장은 영어로 이것저 것 설명을 계속하였으나, 테오는 계기판의 녹색 십자가는 비행 항로를 나타내며, 하늘은 맑지만 바라나시에는 구름이 많이 끼어 있기 때문에 구름을 돌아가야 한다는 정도만 대충 알아들었다. 마침내 비행기가 하강을 시작하자, 기장은 조종실 내에서 침묵을 지킬 것을 명했다. 테오는 저 녁 안개 속에서 하늘과 땅이 연출해 낼 수 있는 가장 먹진 광경을 보았다. 땅바닥에 설치된 수천 개의 작은 전구들에서 저마다 붉은빛 흰빛을 발산하여 마치 하나의 성당을 연상시켰다. 저녁 무 렵의 활주로는 그처럼 장관이었다. 기장이 몇 가지 간단한 지시를 내리고 나자, 비행기가 나비처 럼 사뿐히 땅 위에 내려앉았다. 일라가 조종실로 오더니 기장에게 키스를 했다. 기장은 바로 그녀의 남편 수디르였다. 수디르는 군인 같은 자세로 모자를 눌러쓴 다음, 마르트 고모에게서 여행 가방을 뺏앗듯이 받아들었다. "진짜 남편이란 말이죠." 테오는 아직도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일라에게 조그만 목소리로 물었다. "아주 좋은 분 같아요." "응, 나도 그렇게 생각해." 일라가 얼굴을 붉히며 대꾸했다. 룸바 기장은 순식간에 일행의 입국 수속을 마치고, 택시 두 대를 잡아 짐까지 모두 실었다. 그 리고는 바라나시로 가자고 운전사를 재촉했다. 캄캄한 밤중이라 주위에서 거의 아무것도 볼 수가 없었다. 평범한 시골길에 드문드문 불이 밝혀진 마을이 있고, 암소들이 한가롭게 걸어가는 모습과 옷을 잔뜩 껴입은 몇몇 사람들의 그림자만이 시야에 들어왔다. 인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풍경이었다. 강은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았다. 넓은 정원 안에 위치함 타지 호텔이 들어서자 곰팡 이 냄새가 났다. 그렇지만 방은 아늑했으며, 종업원들은 한결같이 친절했다. 다만 객실 창문으로 강이 보이지 않아서 아쉬울 따름이었다. 기장은 일행을 식당으로 안내했다. 식사 동안 내내 기장 과 마르트 고모는 영어로 이야기를 나눴다. 다행히도 테오에게는 일라가 있었다. 네 개의 얼굴을 지닌 브라만 "저어 일라, 뭐 하나 물어봐도 돼요?" 테오가 일라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신분이 어떻게 되시죠?"